트럼프+尹에 춤추는 환율…해외여행 언제쯤 가야할까? 딜러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28포인트(0.86%) 내린 2465.42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32.9원 내린 143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얼마전 홍콩에 이른바 '미니스커트' 여행을 다녀온 후배가 있습니다. 미니스커트 여행? 주말을 끼고 짧게 가까운 외국을 다녀오는 여행을 말하는 오랜 용어죠. 후배가 홍콩 여행을 감행했을 때는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었을 때 였습니니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투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등이 맞물리며 환율이 많이 내려왔죠. 후배 는 "단 며칠을 내다보지 못하다니…"라며 아쉬워하더군요. 그동안 탄핵 국면이 장기화로 접어들며 정치적 이슈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죠. 특히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이 훌쩍넘는 등 연일 불안한 행보를 보였어요. 최근에는 1500원까지 치솟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죠.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4일, 원·달러 환율은 2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467원) 대비 32.9원 하락한 1434.1원으로 마감했습니다. 2022년 11월11일 59.1원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에요. 환율이 종가 기준 1430원대를 보인 것도 지난 2월 26일(1433.1원) 이후 처음입니다. 탄핵 인용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환율 급락으로 이어졌어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월 통화정책방향회의 기자간담회에서 "계엄 선포 이후 환율 상승분이 70원 가량이면 이중 30원은 계엄 등 정치 불확실성 탓"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탄핵 심판 결론이 나오면서 정국 불안의 일부 해소에 원화 값이 반등했다는 얘기입니다. 전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도 반영됐어요. 지난 3일 1000원에 근접했던 원·엔 환율도 4일 10원 넘게 하락하면서 980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이제 앞으로가 관건이네요.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분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높은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 진단했어요. 2분기까지 미국보다 비(非)미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더 높을 수 있기에 2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어요.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크기에 관세정책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뛸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취임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맞물렸을 당시에도 환율은 국내 정치적 재료보다는 대외 이슈에 더 민감하게 움직였습니다. 일각에선 향후 관전 포인트를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라고 짚었어요. 추경 규모가 20조원 이상이 될 경우 경기 부양 모멘텀이 확대되고 한국 장기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죠.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기까지 미국과 협상할 사람이 없다. 이런 부분이 해소돼야 환율은 1400원 밑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관세 정책, 무역 상대국의 보복에 따른 무역 긴장 재점화, 위험통화 회피 심리 강화 등이 향후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으로 재부각될 가능성이 여전하다. 환율이 균형을 찾기보다 변동성이 높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어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환율이 크게 내려가진 않을 것 같네요. 이제 길었던 탄핵 정국은 막을 내리고 조기 대통령 선거 수순으로 들어갑니다. 차기 정부가 자리잡을 때까지 정국 불안은 이어질 전망이에요.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뛰진 않을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어요.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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