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헤니로즈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투자에 대한 글을 하나 씁니다. 매수에 대한 글은 아니고, 매도에 대한 글이에요. 사람도 만날 때 설레지만 헤어질 땐 시원섭섭함이 있듯, 부동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 인생 첫 부동산과 어제 이별을 하고, 알 수 없는 시원섭섭함이 아직 남아있네요. 오늘은 어제 이별한 첫째에 대한 이야기와 제 생각들을 글로 옮겨봅니다. 인생의 큰 전환기에 부동산 투자를 만났다. 무언가 새롭게 집중할 것이 필요했던 나는 빠른 시간에 부동산에 푹 빠져들었다. 매일 출퇴근길에 강의를 듣고, 새벽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는 5살 아이의 손을 잡고 추운 한 겨울에도 임장을 다닐만큼 간절하고도 미쳐있었던 것 같다. 경매 물건 조사를 하러 들어간 부동산에서 솔직함으로 나를 당황케 하던 5세 딸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2020년 1월의 어느날, 그날은 대한민국에서 더이상 누군가의 아내가 아니라 다시금 ‘나’로 돌아간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내 인생 첫 부동산을 계약했다. 일부러 그날을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도 지금도 직장인이라 휴가를 낸 날에 처리할 일을 몰아서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당시 공부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강의를 듣고 공부하며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작은 아파트 하나를 매입했다. 경매, 공매, 일반매매 모두 도전하던 시기였는데 최종적으로 일반 매매를 하게 되었다. 첫 투자였고, 처음 해보는 부동산 계약이라 두근거림 반 불안함 반이었다. 당시 내 투자가 큰 수익을 낼 거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적어도 잃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었다. 물론 당시에도 이미 상승장이 꽤 지속되고 있을 때라 ‘혹시 내가 초보라서 꼭지에 잡았으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조금 있었는데, ‘정 안되면 내가 들어가서 살지’라는 배포도 있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코로나가 이후 몇 년간 계속되었고 매입 몇 달 후부터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해 2년이 지나자 2억대 부동산은 자신의 몸값 이상인 3억이 올라 5억대 부동산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왜 팔지 않았냐고? 이렇게 묻는 이들은 아마 그때의 시장을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상승장엔 매일 같이 규제가 나온다. 나는 그 사이 한채 두채 늘리다 보니 어느새 다주택자가 되어 있었고, 2022년은 강력한 다주택자 중과 정책으로 인해 매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 세금이 엄청나 팔아도 남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또 그때야 말로 정말 꼭지점이라 매수자도 거의 없었다. 꼭지점을 찍은 후 2023년부터는 급격한 하락기로 접어들며 상승기와 하락기를 모두 겪는 행운(?)을 누렸다. 10년이상 투자해도 상승과 하락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몇 년사이 부동산 역사에 남을 만한 극상승과 극하락을 경험해 보았으니 나는 행운아임에 틀림 없다. :) 그렇게 쭉 떨어졌다 다시 조금 올랐다를 반복하며 지금의 가격에 이르렀다. 그냥 가져가면 언젠가는 다시 오르겠지만 한 번 정리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 매도를 결심했다. 마음 먹은 김에 빨리 처분하려고 호가보다 저렴하게 내놓았더니 내놓자마자 집을 보는 사람들이 생겼고, 마음이 불안해진 전세 세입자가 결국 그 집의 새 주인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첫째가 어제 내 곁을 떠났다. 인생 첫 투자, 첫 집의 의미, 내 인생 2막을 열던 날 매입한 인생의 의미, 상승과 하락으로 극강의 희열과 극도의 싸늘함을 동시에 경험하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학습적 의미까지. 내겐 많은 경험과 추억을 안겨준 첫째였다. 또 투자금이 없을 때 전세금을 올려받아 상가 투자를 했기 때문에 내게 또 다른 투자를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 기특한 첫째다. 그래서 매도 후 실제 현금으로 받은 잔금은 얼마되지 않지만 대출을 일부 상환할 수 있게 되어 내게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 효자다. 시세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내가 매입한 가격보단 여전히 수익 구간이라서 세전 1억 2천만 원의 소소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투자 전엔 1억의 수익은 상상조차 힘든 금액이었는데 행크에서 오래 있다보니 1억은 이제 자랑할 수 없는 소소한 수익으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내돈 6,500만 원으로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해 단지 한 채의 집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받기엔 꽤 큰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매입한 후, 재산세 몇 번 낸거 외엔 별로 한 게 없으니까. 부동산 투자의 장점은 바로 이것이다. “잘 사두면, 그냥 두기만 해도 수익이 난다.” 나처럼 직장인으로 엄마로 정신 없이 사는 사람도 가능한 투자인 것이다. 2022년 12월 부동산 투자를 한지 3년이 되는 날 블로그와 행크 카페에 올린 글이 있다. 놀랍게도 그로부터 벌써 2년이 흘렀다. 그 글을 아직도 보는 사람들이 있어 댓글이 가끔 달리는데 지금쯤이면 얼마나 더 많은 투자를 했을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고, 개인적으론 자금이 묶여있어 새로운 투자는 하지 못했다. 대신 기존 자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아마 나처럼 2023년 이전에 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몇 년 전 한 청약의 잔금이 다가온 상황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의 투자를 지키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나는 절대로 잃으면 안되는 사람이라 나름 보수적인 투자를 해왔다. 투자 사이즈도 그렇고 만약을 대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한 후 투자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분위기라는 것은 모든 것을 압도했다. 이 시간을 지나면서 투자라는 것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투자와 그 투자를 지켜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동산 시장은 잠시도 같지 않고 살아움직이는 생물과도 같으니까. 나의 멘토 송사무장님께서 ‘늘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기회는 늘 있으니 조급해 할 필요 없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맞았다. 지금은 상승기 때 모두가 벼르던 ‘가격이 떨어지면 산다’던 바로 그 시기이다. 바꿔말하면 투자하기 안 좋은 시기가 아니라 가격이 저렴한 시기니 앞으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물건을 사고, 그것을 좋은 시기까지 유지할 능력이 된다는 전제하에. 나의 첫째는 핵심지도 신축도 아니었지만 그당시 저평가된 것을 발견하고 들어갔었다. 저평가니 적어도 실패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투자금에 여유가 있었다면 더 좋은 입지, 남들이 선호하는 물건을 가졌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아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실거래가이다. 위 나의 그래프와 차이가 뭔지 알겠는가? 상승과 하락은 같이 했지만 회복의 속도는 확연히 다르다. 핵심지 또는 가치가 높은 물건은 늘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가장 큰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 진리인 것이다. 물론 우리는 알고서도 돈이 늘 부족해 바라만보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핵심지에 우뚝 설 날이 있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핵심지에 다가갈 수 있는 분들이라면 그곳으로 먼저 가시길... 나의 첫 투자는 엄청난 수익을 얻은 건 아니지만 그 투자가 있었기에 여전히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초보라 적당히 무모했고, 적당히 추진력 있었고, 무리하지 않고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한 나를 칭찬한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런 값진 경험도 수익도 없었을테니까. 소소한 수익이지만 첫 투자부터 지금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잘 버텨온 나를 스스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로, 또 내가 일하고 투자할 수 있게 도와준 가족에게 감사의 의미로 작은 선물을 했다. 그리고 곧 여행도 갈 예정이다. 그렇게 써보니 돈은 역시 좋은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간과 필요한 무언가를 해 줄 수 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까. 더 벌어야겠다는 의지가 새삼 불끈 솟아오른다! :) 지금 시작하는 분들은 절대 조급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누구보다 조급증 내고, 욕심 내고, 급한 성격의 나이기에 그 마음 너무 잘 알기에 꼭 당부하고 싶다. 조급하게 한 투자는 생각만큼 좋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 공부없이, 자기 확신 없이 한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차분하게 남들과 상관 없이 내 템포로 가는 게 좋다. 그게 생각보다 잘 안 된다는 것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꼭 그렇게 하길 바란다. 그래야 위험이 적고, 그래야 버틸 수 있고, 그래야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해두해 시간이 갈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함을 느낀다. 이제 다음 투자를 한다면 어떤 것을 해볼까 생각했을 때 ‘경매’가 떠오른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게 다시 올 그 기회를 위해 경매 공부를 다시 해 볼 생각이다. 적어도 3년이상 투자를 한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경매가 최고’라는 말을 한다. 다들 이것저것 해보고 내린 결론일 것이다. 처음부터 저렴하게 산다는 것이 투자에서 얼마나 큰 것인지 이제 너무도 잘 아니까. 나의 첫째는 이제 떠나갔지만, 여전히 여러 아이가 내겐 남아있고, 언젠가 또다른 아이가 내게 오는 날도 있을테니 그날을 위해 천천히 나의 템포로 다음 투자를 준비하려고 한다. ‘잘 가! 나의 첫째야. 참 특별했고, 정말 고마웠어. 행복하렴!’ 어쩌다 보니 늘 긴 글을 쓰게 되는데 그럼에도 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의 첫 투자와 그리고 앞으로 계속될 투자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래는 이전 3년의 기록이 담긴 글과 내 첫 투자에 대한 기록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cafe.naver.com/mkas1/818090 https://cafe.naver.com/mkas1/166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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