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자녀가 논술학원을 다니는데, 서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주제가 조선의 왕 단종이었는데,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단종은 12세에 왕이 됐잖아요. 그 나이면 왕권도 불안정하고 정치적으로 독립적으로 결정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도 지금 단종이랑 같은 나이인데, 제가 왕이 된다면 너무 부담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덧붙였다고 합니다.
도덕적으로 보면 조카인 단종 대신 세조가 왕이 된 건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정치를 도덕이 아니라 정치 현실로 본다면 당시 강력한 권력을 가진 세조와 한명회가 중심이 되어 왕권을 강화하고 정치가 안정된 측면도 있지 않을까요? 저도 12세인데 지금 왕이 되어 국가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심리적 압박이 엄청 클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잠깐 멈칫했습니다. 12세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역사를 보통 옳다, 그르다로만 배우기 쉬운데, 아이의 시선에서는 누가 정치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순간적으로는 어쩌면 그 시대에도 어린 왕보다는 경험 많은 어른이 정치를 맡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한마디 덕분에 같은 역사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