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사택 모두 잃은 목사, 이웃 목사 불러 함께 생활…"동병상련 마음" 청송군 목계교회, 2시간 만에 완전 전소…예배할 곳 없어 창고 빌려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경북 청송군 파천면 송강리 목계교회는 이번 화재로 교회 본당, 사택, 창고, 교회 차량까지 모두 잃어버렸다. 교회 모든 건물과 차량이 불타는 데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상춘 목사는 3월 25일 오후 5시쯤 급작스럽게 불이 마을을 덮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돌아가려 했지만 도로가 통제돼 갈 수 없었다. 통제가 풀린 밤 11시에 되돌아가 보니 교회와 사택이 폐허로 변해 있었다. 3월 27일 <뉴스앤조이>와 만난 이 목사는 참담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교인들 집도 큰 피해를 봤다. 모두 교회가 불타 안타깝다고 한다. 저도 마음이 참 아프고 막막하다. 오늘 새벽 5시에 여기에 와서 기도할 때 자책을 하기도 했다. 평소 기도가 부족한 건 아니었는지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연약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교인 2가구 집도 불탔다. 이 목사는 2010년 목계교회에 부임했다. 청송에 오기 전 있던 포항에서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지역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를 하거나, 통일부 북한이탈주민 돕기 사역을 했다고 한다. 청송에 와서도 평소 해 오던 봉사 정신으로 주민들을 섬겼다고 했다. "처음 2년 동안은 농사일도 거들고 고장 난 물건을 고쳐 주기도 했다. 돌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수원까지 가서 장례 예배를 치러 드리기도 했다. 서서히 마음 문을 연 주민들은 하나둘씩 교회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10여 명이 모여 신앙생활을 하던 차에, 화재가 닥쳤다. 당장 지낼 곳이 없어 막막했지만 다행히 가까운 거리에 형님 소유의 빈집이 있어 거처를 옮길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이 막막하지만, 화재 이후에도 다른 이재민을 위해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다. 또 같은 화재 피해를 입은 덕천교회 임영득 목사 가족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소속인 이상춘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인 임 목사와 교단도 다르다. "덕천교회 목사님도 고향이 청송이고, 평소 가깝게 지내며 농촌 목회의 힘든 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애정이 가고,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옷을 나누고 집을 함께 쓰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당장 예배도 문제다. <뉴스앤조이>가 앞서 소개한 의성군 구계교회나 덕천교회처럼 예배당 전소를 막은 곳들과 달리, 목계교회는 예배당 장소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 우선 3월 30일 예배는 급한 대로 타지 않은 마을 창고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목사의 아내는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다시 예배할 수 있는 교회다. 당분간 창고에서 모이다가 교회 재건축을 조금씩 단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춘 목사는 교단·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교단에서는 다음 주쯤 실사를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목사는 "총회에서 전소된 교인들 집과 교회 건물을 재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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