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잘하고픈 남자, 베더러입니다. 대전 송강동의 한솔아파트에 입찰했다가 단돈 50만원 차이로 패찰의 고배를 마시고 사기가 꺾여 있던 그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썩빌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 이 녀석으로 다시 해보는 거야! 손품, 발품을 열심히 팔아가며 물건을 요리 보고 조리 보고 했습니다. 시세는 1.2억에서 1.3억 최저가는 6,125. 부동산도 여기 저기 가보고 궁금한 것들을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부사님들은 다들 친절하게 답변도 주시고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나눠 주십니다. 물건지에 가 보니 4층인데 4층만 옆집이 없이 옥상으로 빠지는 문이 하나 나 있습니다. 옥상에 올라가 보니 바닥의 방수가 떠 있고 여기 저기 갈라져 있는 게 보입니다. 3층 초인종을 누르니 아줌마께서 '뭐꼬?' 하는 표정으로 밖을 내다 보십니다. 태연하게 윗집에 이사 오려고 하는데 호옥시 옥상에서 물이 새지는 않는지 여쭤봅니다. 아줌마 왈, 물이 조금 새서 3층하고 2층 집들이 돈을 좀 걷어서 방수를 새로 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덧붙이신 말, "옥상은 우리가 방수했으니 4층집은 옥상 못 써요!" 역시 자본주의는 무섭습니다. 돈 앞에서 인정 같은 건 어불성설입니다. 4층 집은 옥상이 따로 있는 구조입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 4층 옥상을 보니 방수 공사도 안 돼 있어 그냥 회색빛 시멘트가 그대로 보입니다. '아, 이거 호옥시 비가 오면 누수가 주룩주룩 되는 거 아냐????' 왠지 께림직하지만 싸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단 지르기로 합니다. 입찰 당일, 김칫국을 잔뜩 마신 저는 단독 낙찰을 꿈꾸며 야무지게 최저가에서 50을 더 써서 입찰표를 넣었습니다. 개찰이 시작되고 제가 입찰한 물건의 낙찰가를 부릅니다. "7천 1만원!" 엥, 7천 1만원??? 그렇습니다. 제가 김칫국을 마시기 전 첨 생각했던 가격은 바로 7천만원! 그런데 말입니다. 1등은 7천하고도 단돈 1만원을 더 쓴 것입니다. 만약 제가 김칫국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불과 만원 차이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야, 진짜 운이 없구나~' 그래도 낙찰자의 향후 계획이 궁금했기에 법원을 빠져 나오는 낙찰자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분이 좋은 낙찰자는 물어보는 말에 순순히 다 말해 줍니다. 2천 들여 리모델링 후, 1억 1천만원에 급매로 팔아 수익은 1,000~1,500 정도 생각하고 들어왔다 합니다. 헤어질 때 명함도 받았습니다. 젊은이가 차암 똑똑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전 분노의 클릭질로 물건을 검색합니다. 시간이 지나 낙찰자가 잔금 치룰 때가 조금씩 가까이 다가오고 있을 때, 지나간 물건을 복기하던 제게 그 빌라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아~주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불허가!" 헉! 매각 불허가 결정? 왜? 너무너무 궁금해집니다. 대체 누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곧바로 문서송달내역을 뒤집니다. 거기서 찾은 건 바로 "낙찰자의 매각불허가 신청!" 그 뒤엔 야OO 감정평가사의 재감정! 오호, 이거이거 차암 궁금합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전 대전지법 경매계에 전화를 넣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 물건 왜 불허가 결정이 났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네, 그 물건 누수가 심해서 낙찰자가 감정 평가가 높게 됐다며 불허가 신청을 했는데 인용이 됐어요." 안 그래도 경실반 동기분들이 오히려 패찰된 게 다행이라고 했는데 진짜 그랬나 봅니다. 다시 또 궁금해집니다. 대체 얼마나 누수가 심했던 걸까? 내일 오전에 낙찰자에게 전화를 넣어 직접 물어보려 합니다. 역시 인생은 알 수가 없습니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게 인생인가 봅니다. 그래서 사람은 겸손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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