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2015년 따뜻한 어느 봄날, 팔짱을 끼고 모니터를 째려보던 나는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 . . . . . 이런 문장이면 막 토하러 뛰쳐나가고 홍조 띤 기쁜 얼굴, 축하 전화 등등 이런거 막 연상되시지요? ㅋㅋㅋ 땡! 그런 축복받을 일이 생기기에는 나이가 많았고 정신적 사랑, 아가페의 사랑으로 똘똘 뭉친 어쩌고 저쩌고 ㅋㅋ 횡설수설 끝내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급히 서울대병원을 예약하고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들어갈때는 일반 환자였으나 나올때는 보통의 환자가 아닌 산정특례의 중환자가 되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꿈이야 생시야 ㅠㅠ 어쩌면 몇 년후에 못 걸을지도 말을 못할지도 죽을지도 모르는... 일찍 병을 알게되어 약을 잘 쓰면 비교적 좋은 상황으로 잘 견딜 수 있다는 몇 만중에 하나의 작은 예시를 마치 나에게 온 행운인 것 마냥 이야기해주시던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귓구녕으로 들어갔다 나오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내게? 그날 이후 나는 절박함을 느끼게 되었고 내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모르나 그 기간동안 아이들에게 뭐라도 제대로 된 걸 하나 남겨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찼습니다. 근데 그게 도대체 뭘까? 한 재산되는 그 무언가를 어디서 어떻게? 몇날 몇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어디선가 읽었던 한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재테크 좀 한다는 사람치고 요즘 서울에 재개발권 하나 안 산 사람이 없다더라~' 재개발, 재건축? 그래, 바로 이거구나! 이걸 하나 사서 묵혀두고 아이들에게 남겨야겠다! 결심은 이걸로 굳혔지만 그 넓디 넓은 서울 어드매서 그 재개발권이란걸 사는지, 또 얼마 하는지, 언제 하는지 도대체 모르는 것 밖에는 없는 저는 그날부터 검색어를 재개발, 서울 재개발, 재건축단지 등등으로 정하고 공부를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상 좋아보이는 부동산 사장님의 블로그로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그 당시 주가를 올리고 있던 대흥 2구역을 보게 됩니다. 여기는 훗날 신촌 그랑자이가 되지요. 이미 오를대로 올랐던 대흥 2구역은 참 좋아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기를 처음 알았고 딴 데는 잘 몰랐거든요 ㅋㅋ 이 허술함~ 이름도 프리미엄급에만 붙인다는 자이의 '그랑' 라인이었습니다. 근데 가격이 너무나 올라서 넘사벽이었어요..이대역 1분거리는 너무 가깝네 너무 가까워...5분거리가 낫겠어 ㅋㅋ 네, 바로 길 건너 조금 늦게 진행되는 염리 3구역이 있었던 것입니다. 굳이 1분 거리를 비싸게 할 이유(돈ㅠ)는 없지, 암~그렇고 말고..5분거리가 더 나아~~더 싸~~~ㅠㅠㅠ(환청이~) 7.55억에 아파트를 판 돈을 가지고 쪼개어 3.6억에 전세로 이사를 하였고 그 남은 돈을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떠났습니다~ 부동산도 걍 그 인상 좋아 보이던 사장님 부동산으로 갔습니다. (실지로 가니 사장님은 선교하러 몽골로 떠나셨다고 하시더라구요..헉..그래서 남편분되시는 남자사장님이랑 상담을 하게 되었지요..) 문을 삐직 열었습니다..쭈빗쭈빗 '저어기, 집 사러 왔는데, 집 있나요?' 이 무슨 대사가 이렇단 말입니까? ㅋㅋ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치 문방구가서 '저기 연필 사러 왔는데 연필 있나요' 뭐 이런 초딩식 언어표현을 불혹을 넘은 제가 썼다는요. 무관심 심드렁한 표정의 직원들 눈이 하나같이 커지면서 순식간에 미소로 바뀌며 '네, 집 있어요, 들어오세요~' 집 있다는 소리에 잘 골라보마 맘속으로 큰 소리 떵떵 치고 들어갔지만, 집은 달랑 1개 ㅠㅠ 우리보고 운 좋다고 정말 행운이 가득한 사람들이라고 얼마나 말도 되도 안 한 소리를 하길래 부동산에 집 사러 와서 사는게 무슨 운이 좋은 건지 하면서 군시렁댔습니다. 오늘 안으로 가계약금 천만원을 쏴 줘야 할 거랍니다. 아이구, 성질도 급하시네용~다른 부동산도 갈 수 있거든요, 우린?! 나중에 알고 보니 천지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부린이 중에 상 부린이가 저희 부부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흥 2구역이 비싸진 이후에 그 다음 타자로 염리 3구역이 서서히 수면위로 오르면서 매물이 급속도로 거두어지는 상태였고 심한 경우는 20번 이상 부동산 방문해서 매수계약하러오면 퇴짜맞는 걸 겪은 분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상황파악의 전화도 없이 무작정 비행기로 물건너와서 한 부동산 문만 열고 집 있어요?라는 유치한 대사를 읇는 부린이들의 출현 바로 10분 전에, 메꾸어야 할 대출 때문에 억지로 집을 내놓으시고 간 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래서 맘 바뀌기전에 오늘 안으로 천만원을 보내야 성사가 될 듯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곧 이주가 시작되는 '염리 3구역'의 주택을 프리미엄 1.7억을 주고 가지게 되었습니다! 연신 우리의 행운을 감탄하시던 부사님은 어떻게 제주에서 여기를 알고 왔냐며 왜 샀냐며 물으시길래 딱히 할 말이 없어 둘러댄다는게 딸램이 나중에 이대 보내고 싶어서라고 이야기도 막 했어요 ㅋ 이주가 시작되고 마지막 남은 가스통 가게 사장님이 가스통으로 폭발시키겠다면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소방차, 경찰차 들과 대치하다가 송사무장님이 왔다가셨는지, 쿵쿵나리샘이 다녀가셨는지 갑자기 명도가 되어 드.디.어 염리 3구역이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집 장만했다는 기쁨의 순간이 희미해질때쯤, 시어머님이 사시는 부산 명지동이 갑자기 조정지역으로 되었다는 진짜 해괴한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거기는 신도시이며 잘 정비된 곳이고 대단지 아파트들이 있는 살기 좋은 곳이긴 하나 국평에 2억 초반대 가격이 잘 유지되는 착한 동네였는데 무슨 이유인지 어느날 갑자기 1억, 2억 정도 올랐다고 조정지역이 되었다고 하네요? 어이가 없어서 원..10억, 20억이 오른 것도 아닌데 저 정도 올랐다고 조정하면 뭐..왠만하면 다 조정지역 되겠다! 그래서 명지동에 갖고 있던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는 조금 싼 가격에 매도하였고 어머님은 사시던 아파트 길 건너에 새로 입주하는 민간임대로 모셨습니다. 이 때는 집 갯수를 줄여야 했기에 먼저 하나 매도하고 세입자 나가는 다른 아파트도 매도할 예정이었으므로 어머님은 이제 민간임대로 모시고 부산에서 명의를 뺄 생각이었습니다. 제주는 전세가 끝나갈 무렵 이제 집을 사야겠다 싶었는데 신제주는 그 당시에 20년정도 된 아파트뿐이고 새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주로 시 외곽쪽에 4층짜리 미니 단지로 짓는게 다 였습니다. 대단지 고층 아파트는 이제 제주에서는 당분간 없는가보다 싶어 구제주쪽에 분양하는 빌라를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이름 알만한 육지의 회사에서 분양하는 거라 좀 비싸도 했지요..언젠간 들어가서 살 거라고 생각했고 그때까지는 연세를 착실히 잘 받았답니다. 염리 3구역은 무럭무럭 키가 자라고 분양가는 저렴했지만 프리미엄을 1.7억을 더 주고 샀으니 싸지도 않다고 생각한 것이 점점 층수가 올라갈수록 바뀌어져 가게 되었습니다. 6개월마다 중도금을 조금씩만 내면 되어서 대출을 안 받았는데 조합에서 대납해주는 대출이자만큼 우리에게 환급을 해주더군요..또 입주 후 조합 회계를 정산하면서 딴 재개발 아파트는 분담금이 몇 억씩 늘었다고 뉴스에도 나오던데 어찌된 일인지 염리3구역에선 이천만원 이상을 환급해주더라구요..얼씨구야 지화자~~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염리3구역은 아파트 단지로 탄생하였고 우리의 임기응변식 답변대로 딸은 이화여대를 들어가게 되었고 첫 입주를 딸애가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는 아이들이 육지로 떠난 후에 부부가 빌라로 들어와서 살고 있고 몇 달전 제주가 떠들석하게 분양을 했던 아파트에 청약통장으로 난생 처음 당첨이 되는 행운을 맛보았고 2년 후 이사들어가면서 지금 빌라는 매도할 생각입니다. 우연히 찾은 염리3구역의 아파트는 확실히 물려줄 만한 가치를 가지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 사기와 팔기를 해 온 나의 용감함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을 나의 아파트들이 내 자신에게는 투병의 의지와 목표가 되었고 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팬데믹으로 2년정도 부동산 휴지기에 들어가다 보니 일상으로 돌아와도 그 용기가 다시 생겨나지 않고 머뭇거림만 남길래 액시트 스터디를 듣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스터디가 끝날 무렵이면 새로이 에너지가 뿜뿜해지겠지요?^^ 저의 아파트 모으기는 계속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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