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자사의 최첨단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테슬라의 차세대 AI 슈퍼컴퓨터용 ‘도조(Dojo)’ 칩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에 탑재될 시스템온칩(SoC)의 2나노 공정 생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이들 칩 생산을 대만 TSMC에도 동시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파운드리를 병행할 경우 마스크 제작 및 검증 비용이 증가하지만, 안정적이고 신속한 수급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테슬라의 차세대 도조 칩은 기존 대비 동일한 전력 소비에서 연산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틱스, 생성형 AI 훈련 등을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컴퓨팅 플랫폼으로, 향후 테슬라 내부 서비스뿐 아니라 외부 기업 및 연구기관에도 연산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옵티머스에 탑재될 SoC는 CPU(중앙처리장치), AI 연산용 NPU(신경망처리장치), ISP(이미지 신호처리장치)를 하나의 칩에 통합해 로봇의 동작 제어와 시각 정보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인간형 휴머노이드 작업 로봇으로, 자율주행 AI 기술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공장 및 가정 내 인간과 유사한 동작을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기존 3나노 공정 대비 성능 12% 향상, 전력 소비 25% 감소, 칩 면적 5% 축소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테슬라에 공급될 칩은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그간 지연됐던 장비 반입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테일러 공장의 클린룸 마감 공사를 마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 장비 반입을 시작할 계획이며, 칩 출하는 빠르면 2026년 하반기, 늦어도 2027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테일러 공장은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 지연과 예상보다 느린 고객 확보 속도로 인해 장비 반입이 수차례 연기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반입 일정이 미뤄졌고, 일부 장비 업체들은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기도 했다. 이번 테슬라 프로젝트는 테일러 신공장의 초기 가동률 확보에 핵심적인 요소로, 삼성 내부에서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테슬라와 자율주행 칩 생산을 수차례 협업한 바 있으며, 테일러 공장에서의 선단공정 양산 확보는 향후 미국 내 빅테크 고객사 유치에 있어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양산에서 수율 확보에 실패할 경우 채산성 악화 또는 협력 중단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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