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미일 동맹을 기본으로 하여 안보 유지에 힘쓰는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련의 승인 하에 이루어진 북한과 중공의 침략을 막아낸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는 거라지만 한국전쟁 당시 중공의 개입이 없었다면 우리는 유엔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으로 역전 후 북진 통일을 이뤄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쯤 개마고원의 한 리조트로 스키 여행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도 북한과 대치 중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제 관계에 있어서 한미일 공조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같은 맥락으로 지금 심각하게 이란 공격 여부를 고민 중인 미국과 의견을 함께해야만 합니다. 핵시설과 과학자들을 선제 타격했다는 이유로 중국, 러시아와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현 정부는 미국에도 땡큐 일본에도 아리가또 중국에도 셰셰 러시아에도 스파시바 하면 된다는 지극히 단세포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게 모두와 잘 지내면 된다는 생각은 결국 그 누구와도 잘 지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적의 친구는 결국 똑같은 적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나라 밖도 이렇게 어지러운데, 나라 안에서도 서울 집값이 난리입니다. 당장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특정 평형대의 매물 수가 잠시 0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새로 등장한 매물은 갑자기 2억이 올라간 호가를 들이밀었습니다. 이 가격에도 살 테면 사라는 식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을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을 갖췄습니다. 향후 5년간 서울 아파트 공급은 역사에 없던 수준의 공급 절벽을 가리키고 있고요, 한국은행은 연 내 한두 차례 정도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 전 정부 때부터 불장이던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현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습니다. 당장 정부는 수십조 원 규모의 민생안정 지원금(?) 살포를 공언한 상태고요, 국가가 빚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바보라고 말했을 정도로 앞으로도 수십수백조 원 규모의 ‘없던’ 돈을 만들어서 뿌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부가 대놓고 빚을 진 후 시장에 돈을 왕창 뿌리겠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 돈이 전부 어디로 가게 될지를 알만한 사람들은 하루바삐 그것들을 선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뿌린 그 돈을 모조리 흡수하게 될 서울 아파트를 말입니다. 그런데 행동으로는 서울 아파트값을 밀어올릴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으면서, 말로는 집값 안정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정말 서민 주거와 서울 아파트값을 안정시키고 싶다면, 서울의 헌 아파트들을 최대한 많이 부숴줘야만 합니다. 지금의 서울에서는 헌 아파트를 때려 부숴야만 새 아파트를 지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나 임대주택 기부채납 조건 등 기존 구축 소유주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하기 싫어하는 것들을 모두 없애줘야 합니다. 그들은 밑바닥 사람들이 무임승차로 서울과 강남에서 살 수 있게 도와주려고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몇십 년씩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아마도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대신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헌 집 가진 소유주들의 땅과 돈을 빼앗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게 재건축을 통해 ‘공짜로’ 벌어들인 돈과 그들이 지은 새 아파트를 빼앗아 ‘국민’들께 나눠주려 할 것입니다. 그것 또한 ‘국민의 명령’ 이니까요. 그렇게 정부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가득 넣어서 국민들에게 들이밀 것입니다. 서민들을 위한 따뜻한 커피라면서 실제로는 얼음을 가득 들이붓고 있는 것이죠. 그도 그럴게 정부는 서울 아파트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서울 아파트 공급의 씨를 말려버리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아무도 살고 싶지 않은 경기도 외곽에 또 새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경기도 외곽에 택지를 공급하기 위해 지급된 토지보상금은 마찬가지로 또 서울의 아파트값만 더 밀어올리게 될 것입니다. 정말 입으로만 국민을 위한다고 주장하는 꼴이죠. 물론 입시생이 주말에 놀 거 다 놀아도 성적만 잘 받으면 됩니다. 주 4일제 도입하더라도 4일 만에 5일 치 일을 하고 같은 월급을 받으면 됩니다. 재개발 재건축 다 틀어막아도 집값만 안정시키면 되고요, 한미일 공조도 철통같이 지키면서 북중러와의 관계도 잘 유지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가득 채운 얼음은 이내 녹아버릴 것이고요, 그 커피는 누구도 먹고 싶지 않은 맹물 같은 커피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성장과 분배는 동시에 일어나기 어렵고요, 우리가 학교에서 문과 이과를 모두 선택할 수 없듯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을 모두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돈도 뿌리면서 집값도 잡고, 중국 편들면서 미국과도 잘 지내고, 집주인들을 탄압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얼음 가득 찬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일 뿐이니까요. https://m.blog.naver.com/notnamby/223904958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