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12년 전 월급 180 받던 9급이 엔비디아를 샀더라면?'이라는 글로 인사드렸던 13년 차 직장인입니다. 먼저 제 글에 보여주신 많은 관심과 날카로운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께서 "결과론이다. 그때 엔비디아나 애플을 어떻게 확신하는가", "조금 오르면 팔았을 것이다. 2025년까지 보유할 수 있었겠는가", "차라리 비트코인이 낫지" 와 같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 질문들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한편으로는 제가 지난 글에서 미처 다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이었을까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질문들에 대한 저의 솔직한 생각을 공유하며, '투자'의 본질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1. 결과론에 대하여: '엔비디아'가 핵심이 아닙니다. 맞습니다. 12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저 역시 엔비디아가 지금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엔비디아와 애플을 예로 든 것은, 특정 종목을 맞히는 '예언'의 중요성을 말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핵심은 이것입니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 가장 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했어야 한다.' 어쩌면 당시의 저에게는 매일 쓰던 아이폰의 '애플'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혹은 온 가족이 마시는 '코카콜라'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투자처였을지도 모릅니다. 즉, '엔비디아'라는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라질 돈'을 '자라날 자산'으로 바꾸는 '행위' 자체를 시작하고, 그 대상으로 내가 가장 잘 이해하고 믿을 수 있는 기업을 골랐어야 한다는 후회였습니다. 2. 보유의 어려움과 '믿음'의 재정의 "조금 오르면 팔았을 것이다"라는 지적 역시 뼈아프게 와닿습니다. 이는 모든 투자자가 겪는 가장 큰 시험이며,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믿음'이란, 단순히 '이 회사는 오를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믿음이란, '시장의 온갖 소음과 위기 속에서도 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확신입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치열한 공부에서 나옵니다. 물론, 그 믿음이 영원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CEO가 바뀌고 회사의 비전이 흔들리거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 기업의 해자(Moat)가 무너지는 등, 제가 투자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사라진다면, 그때는 미련 없이 다른 믿음의 대상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투자는 종교가 아니니까요. 즉, '무지성 장기 보유'가 아닌, '믿음의 근거를 계속 확인하며 동행하는 여정'이 제가 생각하는 장기투자입니다. 3.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철학'입니다. '비트코인이 더 나았겠다'는 의견 또한 결과적으로는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논의는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엔비디아든, 애플이든, 비트코인이든,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 확신을 갖고, 그 확신을 지켜낼 인내심을 기르며, 그 확신의 근거가 흔들릴 때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결국 투자는 '종목 찍기'가 아닌,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과정'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날카로운 지적과 관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투자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a-seo17/223906149698 https://blog.naver.com/a-seo17/2239061496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