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 정량화 가능한 업무 목표) 제출을 요청받은 직장인들은 성과 및 인사고과에 연결되어 목표설정을 고민한다. 매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애매모호하게 별 신경 안쓰고 대충 끄적여서 주는데 직장 내 동료 중 회사형 인간들은 며칠째 고민하는 유형도 많다. 완벽하게 몰입되어 있는 회사형 인간들은 자신의 성과와 인사고과에 연결되는 업무성과 목표말고 실제 자신 인생의 목표도 그렇게 정성껏 정량화하고 전략적인 목표 달성을 향해 계획대로 진행 중인지 피드백하여 파악할까? 자신 인생의 목표도 그렇게 며칠씩 고민해보았을지 의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나, 만약 직장인에게 매달 월급은 계좌에 꽂히고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면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고 싶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솔직히 얘기해서 돈이 아니라면 매일 아침 지옥철에 시달리며 출근해서 원치않는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받고 사내정치에 휘둘리며 회사를 다니고 싶은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을까? 100% 회사형 인간으로 몰입하여 살아가는 대신에 회사와 자신에게 80:20 아니 90:10의 비율이라도 회사가 자신의 전부인 듯한 삶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조금이라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은 따로 필요하다. 돈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감정 노동하는 콜센터, 판매점 직원, 돈 때문에 매일 아침 지옥철에 떠밀려 출근하기 싫어도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생존을 위해 돈 때문에 추운 겨울날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건설노동자 일 안하고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삶이라면... 상상은 자유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상을 할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나와 같은 직장인에서 일하지 않고 매달 월급 이상 들어오는 현금흐름을 만든 나보다 한발 앞서간 생각으로 실제 상상을 현실로 바꾼 사례가 있다면 바지 가랑이라도 붙잡고 방법을 알아낼 가치가 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방법이 있다면 무엇보다 우선순위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준비를 하여야 하지 않을까? 누구보다 몇 십년 동안 회사가 원하는 회사형 인간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위원급(임원 아래 마스터) 삼촌뻘 선배는 퇴직 후 회사 업무가 아닌 넘쳐나는 시간을 무엇을 할지 모르고 하루 24시간, 1주일 168시간 무엇을 하며 보낼지 갑갑해하며 허탈감에 빠졌다. 그는 재직 중 완벽한 회사형 인간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자신의 시간을 단 한번도 회사 이외에 어떻게 사용 해야할 지 생각해볼 겨를 없이 살아왔는데 퇴직 후 업무 이외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무료하고 의미없는 시간을 흘려보내다 70이 다 되가는 나이에 다시 협력사에서 회사형 인간으로 살고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그 나이에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며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100%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온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퇴직 후 노후생활이 30년이라고 한다면 그의 30년은 무료하고 무의미한 시간이 될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는 조직에 기여하고 업무로 인정 받았지만, 정작 회사가 아닌 자신의 인생은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다. 내가 곧 회사이고 회사 명함이 자신이었던 사람은 회사라는 껍데기가 벗겨지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준비가 없다면 남은 인생을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거창한 노후 준비보다 내가 진정 하고싶은게 무언지 바라는 삶이 무언지 생각해보는게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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