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간에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으면 안 됩니다. 물론 세상 모든 걸 다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생각이라도 그렇게 하고 있어야 조금이라도 덜 속으면서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놀랍게도 많은 사기꾼들은 세치 혀만 가지고도 사람을 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기꾼들은 말만 들으면 청산유수입니다. 말만 들어보면 정말로 세상에 뿌린 돈이 돌고 돌아 세수도 늘고 살림살이도 나아질 것처럼 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의 지속가능성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죠. 실제로 충전 잔량이 절반쯤 남은 보조배터리의 출력 단자를 충전단자에 꽂으면 당장은 뜨뜻해지면서 뭔가 활기가 도는 느낌이 생깁니다. 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뜨뜻해진 보조배터리는 완전히 방전되고 맙니다. 보조배터리에 외부 에너지를 유입시키지 않은 채 보조배터리 스스로만 가지고는 충전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빚을 내서 돈을 뿌리면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마치 제가 신용대출로 2천만 원을 땡겨서 가족과 함께 프랑스 한 달 살기를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당장은 매일 지중해를 바라보며 산해진미와 와인을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2천만 원에 대한 청구서는 매달 이자로 날아오게 되며, 훗날 제 신용등급이 주저앉게 되면 원금 상환 요청이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정말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그렇게 빚내서 떠날 게 아니라 개같이 일해서 돈을 모아야 합니다. 경제를 살리고 싶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제한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찍어내서 뿌리게 되면 그 돈을 많이 찍으면 찍을수록 휴지 조각이 되고 맙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게 아니라 국가가 기업들을 도와서 외국에서 돈을 벌어오도록 시켜야 합니다.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근로자들의 임금도 올려주도록 유도하고 성과급도 많이 많이 뿌릴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업이 먼저 살아나야 중산층과 서민들도 함께 살아나서 건강한 사회가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갚아야 할 빚을 왕창 만들어선 안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건강한 정책들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오히려 친기업 정책을 펴면 재벌 편만 들어준다면서 노조들이 들고일어나게 되니 연일 시끄러운 모습만 눈에 띄게 됩니다.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 정작 우리 서민들 눈에는 부자들 편만 들어주는 모양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뭐든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믿으면 안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본 게 다 맞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넓은 우주에서 내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기껏해야 6인치 스마트폰 화면과 방구석 티브이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선전 선동에 특화된 매체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여러분들을 속이려는 거짓 정보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김밥을 먹으면서 몇 시간이고 지속된 마라톤 국무회의라던가, 무안은 쏙 빼고 세월호, 이태원, 오송 참사만 언급하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모습이라던가, 한여름에 옥탑방에서 부채만으로 한 달 살기에 도전하는 서민 호소인의 모습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 밖에도 멀쩡한 문짝을 떼어내어 책상을 만들고 서류철을 사람 키만큼 쌓아놓은 모습이라던가, 돈이 있을 만큼 있는 사람이 구두 뒤축이 다 찢어질 때까지 신는 위선적인 모습들처럼 여러분들이 얻을 수 있을만한 정보는 대부분 구라인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겨우 며칠 됐다고 대통령실 직원이 과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보면 정보를 참 잘 걸러서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사유를 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범람하는 가짜 정보들에 속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책을 읽지 않고 사유하지 않으면 여러분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여러분을 속이려는 정보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특정 집단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유난히 신경 쓰는 이유입니다. 그들이 괜히 찢어진 가방을 들고 구멍 난 구두를 신으며 도시락 만찬 김밥 회의 문짝 책상 산더미 서류철 따위를 언론에 내비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여러분들 수준이 딱 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그 정도 정치적 쇼만 보고도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자극적인 정치 쇼를 구분해 내고, 누가 진짜 묵묵히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지를 가려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훗날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처럼 닭 한 마리 사기 위해 지폐를 캐리어로 들고 다니는 일을 막으려면 말입니다. https://m.blog.naver.com/notnamby/2239000942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