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마음이 참 속 쓰렸다. 대학교 시절, LA 레이커스가 시카고 불스에게 NBA 파이널에서 졌을 때 느꼈던 바로 그 쓰라림. 매직 존슨과 마이클 조던이 맞붙던 그 역사적인 무대에서, 내가 응원하던 팀이 무너졌던 순간의 허탈함이 떠올랐다. USC가 텍사스 대학에게 칼리지 풋볼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역전패했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한참 뒤, 토트넘이 리버풀에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던 그 밤. 그때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실감이 밀려들었다. 더 아팠던 건 정말로 탄핵이 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상 밖의 일은 충격을 더 깊게 만든다. 무언가를 너무나 확신하고 있었을 때, 그게 무너졌을 때의 허망함이란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지금은 좀 무기력하다. 어제는 감정에 휘둘려 분노의 주식 거래를 했다.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화가 난 상태에서 하는 선택은 언제나 손해로 돌아온다. 그걸 알면서도 사람은 그 순간에는 참 어리석어진다. 이제는 보수들 정신을 차릴 때다. 다시 우리들을 돌보고 우리들을 다잡고, 다시 걸어나가야 한다. 살아오면서 이런 순간들이 몇 번은 있었고, 어쨌든 지나고 그때마다 나는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다시 길이 열렸다. 그리고 다시 기회는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다. 오늘은 쓰라리지만, 내일은 다시 움직일 수 있다. 지금은 그냥 조용히 견디는 시간일 뿐, 조금만 지나면 다시 우리를 위한 길이 보일 거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끝난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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