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부와 부산시에서 2030 월드엑스포 유치활동 총력전 돌입을 선언했네요. 지난 주부터 부산시장 및 정부 유관 인사들이 언론을 통해 부산 유치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전망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적어도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결코 빈말이 아닌 듯 하네요. 결과는 내년 11월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2030 월드엑스포 도전 과정 자체가 아주 흥미진진한지라 유치 성공 여부를 떠나서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네요. 1. 2030 월드엑스포 유치 가능성은 어떻게 변해왔나 사실 월드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당사국들간의 국력이나 유치활동의 크기 만으로 결정되기보다는 당시 국제 정세, 세계 경제 등 보다 매크로한 요인들과 상호작용한 결과인 경우가 많았으며, 이번 2030년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 부산시에서 월드엑스포 유치의향을 밝힌 지 오래지만, 사실 3여년 전만 해도 가능성이 0에 가까웠죠. 당시에는 프랑스 파리가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에 참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파리 도심 정원화 추진이나 대륙안배 상황으로 볼 때 프랑스 파리가 유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므로, 부산의 도전은 그야말로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는 올림픽 정신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었죠.(부산 유치가능성 : 2% 미만?) 그런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세계정세는 급변하게 됩니다. 팬데믹 관리에 속을 썩이던 프랑스는 2021년 유치신청 마감일 불참하고, 대신 기존에 참가의향을 밝혔던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돌연 출사표를 던집니다. 이렇게 되자 러시아 모스크바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되지만 부산 또한 유치에 대한 실날같은 희망을 보게 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 당시 러시아가 세계에 미치는 막대한 정치, 경제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견제 및 유럽과의 갈등 상황이 이변을 가져올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상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부산 유치가능성 : 대략 15% 정도?) 그러던 2022년 2월, 또 한번 국제정세의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유치 후보국이었던 러시아가 또다른 후보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지요. 이로 인해 유치가 가장 유력시되던 러시아가 자진 포기하면서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의 향방은 오리무중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부산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계 에너지대란이 발생하자 이번에는 중동의 산유국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과시하며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됩니다.(부산 유치가능성 : 대략 40%) 2.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을 뒤흔들 새로운 변수 지난 12. 7. ~ 12. 9. 사흘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를 국빈 방문하였는데, 이것이 다시 한 번 국제정세의 지각변동의 예고편이 될 듯합니다. 여기서 무려 사우디 석유 수출거래의 4분의 1에 달하는 대중국 거래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거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하네요.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인 미국이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두 기둥은 1. 석유의 국제거래는 달러로 결제한다는 달러-페트로 체제, 그리고 2. 달러 기반 국제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라 할 수 있지요. 현재 미국은 팬데믹 극복을 위해 달러를 남발한 탓에 극심한 인플레션에 시달리고 있는데 인플레라는 건 달러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므로, 결국 이를 잡으려면 달러 공급을 줄이거나(유동성 흡수) 달러 수요를 늘려야(리쇼어링 및 해외투자유치) 되지요. 이 둘을 동시에 잡는 방안이 연준의 금리인상이고요. 그런데 감히 사우디에서 중국과 손잡고 달러-페트로 체제에 반기를 들겠다는 겁니다. 달러로만 살 수 있는 원유를 위안화로도 살 수 있게 되면 세계의 위안화 수요는 느는 반면 달러 수요는 감소하게 되므로 자연히 달러의 가치(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과연 미국이 가만히 있을까요? 예전에 달러 페트로 체제에 도전했던 중동 산유국인 이라크에 대해 미국은 전쟁으로 응징한 바 있지요. 다만 사우디의 카운터파트인 중국은 큰 일을 벌이기엔 부담스러운 상대이므로 행여 미국이 사우디를 직접 치거나 하지는 않을 테지요. 대신,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미국이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을 다시 키워서 후티 반군을 지원하게 하는 등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것이지요. 이는 중국에 동조한 OPEC 중동 산유국들을 참교육하는 동시에 중국을 중동이라는 화약고로 끌어들여 국력을 소진시킬 수도 있으며 나아가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를 유발하여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도 있으니까요. 뇌피셜에 불과하지만 만약 위와 같은 시나리오로 간다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 정부와 부산시가 2030 월드엑스포 유치활동 총력전을 선언한 시기가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한 시점과 겹친다는 게 참 묘한데 어쨌든 부산 시민으로서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네요. 한국경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부, 기업, 시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월드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여 불경기 극복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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