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를 여러통 받았다. 모모쨩과 입대의를 선악의 구조로 정해놓고 적은 글이라 객관적이지 않다라는 내용이었다. 객관성을 유지하려 하였으나, 정말 멀리서 다시 글을 보니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은것 같았다. 그래서 내용을 수정하는중 스팸단어에 걸려서 글이 삭제되었다. 그러므로 불만사항은 쪽지보다는 댓글로 달아주길 바란다. 나는 왜 이 일에 관심을 갖는가? 나는 우선 입주민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 일에 관심을 가지느냐고 묻는다면, 그 계기는 분명하다. 과거 아파트 외벽에 "총선 때 지켜보자"는 현수막을 내건 일이 있었다. 이는 단순한 입주민 권익 표현을 넘어, 정치적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 것을 보며 나는 장전 래미안이라는 단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내부 입주자 중 한 사람이 그 문제를 비판하고 소속 공동체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이 바로 '모모쨩'이었다. 그는 공동체 내부의 문제에 대해 외면하지 않았고, 그 용기 있는 목소리는 오히려 진짜 공동체를 위하는 태도로 느껴졌다. 나는 그때 느꼈다 확실히 고급아파트는 입주민들의 수준이 높구나, 입주민들간의 싸움이 생기겠구나 이런생각을... 근데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나는 이 일에 관심이 깊다. 비단 한 아파트의 문제같아 보이지 않았거든. 1. 입대의가 일을 잘하는것과 별개의 사항이다 입대의는 입주민 입장에서 빠르게 대응하고, 협상도 주도하며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더라 실제로 일부 성과도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권익표현의 선을 심하게 넘은게 총선 현수막이었겠지. 국익을 위해 나라간 전쟁도 하는 마당에 입주민 입장에서 본인 아파트값 오르고 입대의가 뭔 짓을 하던 공공의 이익(집값상승)을 실현해주면 그거만큼 이쁜게 없을거다 나도 그런 아파트 입대의 밑에서 지내고 싶다(솔직한 마음이다) 그러나 공동체의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이다. 문제는,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유되고, 비판 세력은 조직적으로 배제되며, 대화가 아닌 힘의 논리로 대응해왔다는 것이다. 회계 정보, 협의 내역, 결정 과정 등 기본적인 내용조차 일부에게만 공유되고, 소수의 이견은 묵살되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지적받았을 때의 태도다. 입대의가 일을 잘했는지는 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개인의 재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이해하나, 공동체의 대표로서 잘못이 지적되었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자세 또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명없이 힘으로 누르려 했다는 부분이 문제인 것이다. 2. 모모쨩은 권력에 굴하지 않았다 모모쨩은 내부의 잘못된 구조를 지적했다. 그것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건강함을 위한 외침이었다. 입대의는 그 지적에 힘으로 응답했고, 모모쨩은 그 압박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입주민들 중 일부는 모모쨩을 불편하게 여긴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그가 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말이 옳기 때문에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에더해 나는 모모쨩이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오기를 바랬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때 난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대의에서 모모쨩의 이의에 대해 인정하되, 공동의 이익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며 다음부터는 주의하고 신경쓰겠다고 했다면, 이런일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꺼라 본다. 결국 사람 자존심을 긁어논 계기가 있었을꺼다 라는 개인의 추측. 또한 모모쨩은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제하고 대응하길 추천한다. 3. 애매한 중재는 외부인의 눈에 전혀 설득력이 없다 많은 입주민들이 상황을 조용히 만들기 위해 중재라는 이름으로 개입한다. 그러나 그 논리는 대부분 다음과 같다 1) 입대의는 돈도 안 받고 봉사를 하는건데 너무 깐깐한 적용들을 하면 안 된다. → 돈을 받지 않고 일한다고 해서 공공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입대의는 입주민의 관리비를 사용하는 조직이며, 그 운영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무보수라는 이유로 비판을 피하려 한다면, 이는 공익을 위한다는 기본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2) 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왜 애쓰는 사람을 방해하고 괴롭히냐. → 비판은 기여의 유무와는 별개로, 타당하다면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모모쨩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공동체를 위한 개선 요구를 해온 사람이다. '일하지 않았으니 말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계급주의다. 또한 입주민으로서 관리비를 지급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3)네가 외부에 문제를 알리는 바람에 아파트 이미지가 나빠졌다. → 문제는 고발 그 자체가 아니라, 고발될 만한 문제가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공동체의 평판을 지키고 싶다면,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은 내부에 있고, 그 사실을 감추려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미지 훼손이다. (가장 큰 이미지 훼손은 입주민들의 수준이 만 천하에 들어났다는 사실이다) 4)너만 조용히 하면 조용해지는데 왜 그러냐. → 조용하다는 것이 정의롭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조용해진다고 해서 문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표면 아래에 가라앉을 뿐이다. 공동체의 진정한 조용함은, 갈등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문제가 해결되어서 찾아오는 것이다. 정말 조용한 아파트는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는 곳이 아니라, 애초에 그런 갈등이 생기지 않을 만큼 관리가 잘 되어오는 곳이다. 5)한 명이 양보하면 되지, 왜 이렇게 꽉 막혔냐. → 양보는 힘이 대등한 상황에서 가능한 상호적 행위다. 지금은 권력 구조상 입대의가 대화의 문을 닫았고, 모모쨩은 그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강대강이 아니라, 대화가 막힌 구조에서 누군가가 억울함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양보하라"는 말은 결국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며, 문제 해결이 아니라 회피일 뿐이다. 이러한 논리들은 결국 '정의를 위한 중재'가 아니라, 갈등이 불편한 개인 입장에서의 '평온 유지'일 뿐이다. 이 논리들을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설득력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이런 태도가 모모쨩의 명분을 더 뚜렷하게 만든다. 실제로, 입주민들은 입대의가 어떤 불법이나 편법을 저질러도 자신들의 재산에 도움이 된다면 눈 감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중립을 가장한 중재를 시도하면, 외부에서는 그 자체로 이중성과 이기심이 드러날 뿐이다. 4. 지금 필요한 것은 명분 있는 침묵과 입주민들의 목소리다 이 글은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쁘다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다. 입대의는 그간 일을 추진력 있게 잘해왔다고 본다. 우리 입대의가 장래 입대의만큼만 했으면 바라는게 없겠다. 이건 정말 진심이다. 또한 입주민들이 자신의 재산을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고, 집 값이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입주민들의 반응 또한 지극히 정상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문제가 지적되었을 때 인정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고, 힘으로 누르려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입대의의 잘못된 행동이다. 모모쨩은 지금도 혼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를 응원하지 않더라도, 그를 비난하거나 침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정의는 때때로 시끄러운 목소리보다, 필요한 순간에 침묵하는 용기 속에 존재한다. 지금 필요한 건, 모모쨩을 막는 것이 아니라, 입대의가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만드는 구조다. 그리고 그것은, 조용한 다수의 명분 있는 침묵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나에게 장래는 성공한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가 회복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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