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268667i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268667i 1.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트리핀의 딜레마' - 트리핀의 딜레마란,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국가(미국)가 겪는 경제적 딜레마를 말합니다. 기축통화는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통화로, 미국 달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트리핀 교수는 이 기축통화 국가가 겪는 두 가지 상반된 상황을 설명합니다 경상적자 문제: 기축통화 국가가 경상수지 적자를 지속하면 세계 경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달러가 과잉 공급되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기축통화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경상흑자 문제: 반대로, 기축통화 국가가 경상흑자를 기록하면 전 세계에 풀린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달러 가치는 안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서의 달러 공급이 줄어들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 두 가지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트럼프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이러한 트리핀의 딜레마와 아주 유사합니다. 2. 미국 제조업의 세퇴 (러스트 벨트) 미국은 강달러라는 이점을 통해 세계 기축통화로서 많은 혜택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제조업의 쇠퇴를 겪었습니다. 강력한 기축 통화를 보유한 덕분에 수입품 가격의 하락 이점을 누린 동시에, 미국 수출품 가격 경쟁력은 하락 했죠. 다들 아시겠지만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은 러스트벨트 지역의 저소득 저학력 백인계층 입니다. 핵심 지지층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트럼프는 해외로 유출된 일자리를 강제로라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리쇼어링 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애당초 미국의 제조업이 쇠퇴하게된 근본적인 원인이 전세계 경제의 세계화와 개방 그리고 미국이 기축통화국이였기 때문인데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킨다? 여기서 트럼프의 딜레마가 상충 하게 됩니다. 3. 트럼프의 핵심 경제 정책 - 제조업 부흥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경제 정책 중 하나는 미국 제조업의 부흥입니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관세 부과, 무역 협정 개정,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가 싫으면 미국 내에 공장을 세우고 미국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대차는 트럼프의 요구에 따라 3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 이는 트럼프 정부가 자국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리쇼어링 정책은 강달러 기조와 상충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미국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4. 트럼프의 딜레마와 미국의 경제 전략 트럼프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약달러 기조가 되어야 미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다른 나라들과의 수출 경쟁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약달러 기조가 된다면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는 어떻게 될까요? 올해 미국은 9조2천억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도래 합니다.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853168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853168올해 취임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자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10년물 국채 금리를 하향 안정화 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미국 국채를 사줄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죠. 약달러 기조를 유도하면서 미국 국채를 더 판매한다? 사면 손해볼게 뻔한 달러 표시 국채를 누가 더 사려 할까요?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서 나온 만능 카드가 바로 '관세' 입니다. 옛날 깡통시장에 옷을 사러 가면 덩치 큰 형님들이 바로 어깨동무하고 옷을 강제로 입혀보게 하죠 그러고는 절대 안살게요라는 말을 못하게끔 험악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국제정치라고 해서 이와 크게 다를까요? 살 이익이 없으면 살 이유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렇게 관세라는 몽둥이를 활용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추가 수요도 확보하고 아까 이야기한 달러 약세도 만들 수 있습니다. 5. 일본과의 역사적 사례: 플라자 합의 '플라자 합의(1985)'는 일본과 독일의 통화를 절상시키기 위해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이 합의한 사건입니다. 그 결과 엔화가 급격히 절상되었고, 일본 경제는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엔화 절상 이후, 일본 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거기에 더해진 일본 정부의 부양책이 더해지면서 엔화의 급격한 절상과 부양책이 만나 일본은 역사에 남을 버블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긴 침체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트럼프 정부 하에서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마러라고 합의를 추진하게 되면,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6. 미래의 글로벌 경제 트럼프는 현재의 강달러 기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약달러 기조로의 전환을 원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독일, 한국, 대만 등의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절상시키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경제의 변화가 진행되면, 미국 경제는 플라자 합의 당시 일본이 경험한 상황과 유사한 가격 경쟁력 회복과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에는 한국은 거기에 낄 체급이 되지 못했지만 이번 마러라고 합의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마러라고 합의에서 한국은 더 이상 과거처럼 배제될 수 없으며, 글로벌 5대 제조 강국으로서 중요한 경제 주체가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요 제조국들을 손봐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독일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출과 대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7. 환율과 경제 상황 원달러 환율: 한국은 2024년 동안 높은 원달러 환율 덕분에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은 높은 환율을 통해 해외 수출에서 큰 이익을 봤습니다. 하지만 고환율로 인해 내수 시장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평범한 한국인들은 생활고를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줄폐업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위주의 수출실적은 역대급 활황세 입니다. 따라서 향후 트럼프의 환율 정책에 따라 원화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의 통화 절상 압력이 커질 것입니다. (환율 조작국 지정 협박 가능성 有) 이는 한국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8. 환율과 자산 시장의 관계 원달러 환율이 지금처럼 고공행진을 계속하면, 한국의 수출 실적은 좋아지지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외면 속에 그 실적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급락하는 원화 가치에 대한 헷지 수요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도적 외면을 유발한 경향이 큽니다. 그러나 트럼프 임기 시작 이후 외국인들은 다시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무엇인가 기시감이 느껴져야 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벌써 눈치 채셨겠지만 과거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자산 버블이 만들어진 것처럼, 급격한 통화 절상은 국내 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고,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외국인들이 원화표시 자산에 투기 자금을 유입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단기간 자산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정치권 역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앞두고 역대급 추경과 금리인하등 부양책을 만지작 거리는 중 입니다. 9. 트럼프의 경제 전략과 미국의 국채 문제 트럼프는 약달러 정책과 저금리 롤오버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의 만기 도래가 가속화되면서 미국 정부의 재정에 큰 압박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은 국채를 최대한 저금리로 롤오버하려 하고, 이를 통해 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달러화 가치 급락은 미국 국채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금융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대외 경제 정책 카드: 환율 조작국 지정 트럼프는 여러 주요 수출국들에 대해 환율 조작국 지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환율 절상 압력이 강해지면, 미국 달러에 비해 해외 통화가 상승하고, 이는 외환 시장과 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트럼프 이러한 경제 정책과 크립토 시장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이어 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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