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리만치 저는 집을 좋아하고 좋아합니다. 집에서 책읽고 라디오 들으면서 뒹굴뒹굴, 지겨워하던 어린 시절 방학때의 제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바야흐로 97년 저는 유부녀가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집을 떠나 빨간 2층집의 시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세를 주시던 방 3, 거실, 화장실 1의 구조로 된 2층 전체를 저희의 신혼집으로 주셨답니다. 신혼집으로는 작지 않은 좋은 공간이었으나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저로서는 우풍이 꽤 있는 주택의 2층에서 겨울을 나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자 넓은 정원은 좋았지만 계단이 있는 집구조도 위험할 때가 있었고 그 적벽돌색이 이제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분가는 워킹맘으로서 아이때문에 힘드니 온 식구 다 같이 아파트로 이사하기 작전을 짜야 했습니다. 아파트는 답답하다며 싫다는 아버님과 아파트는 투자가치가 없다는 언제적 이야기를 하시는 어머님 두분을 설득하여 55평의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이없는 가격이지만 미분양의 넓은 평수를 프리미엄없이 2.7억 정도로 매수했던 기억입니다. 그 집으로 이사가기 까지 준비기간 3개월을 저는 점심시간마다 가구 새로 바꾸러 가구점에 몇 번씩 들리고 소품, 커텐 등을 준비하러 안 돌아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원없이 집에다 쏟아부었습니다. 신혼가구 몇 년 안 쓰고 나눔하고 근사한 가구들을 준비했던 것이 24년 후의 지금 집에도 그대로 있답니다. 이렇게 사랑했던 저의 진정한 첫 아파트! 하지만 3년 후 남편의 직장때문에 저희 식구들만 분가를 하여 제주로 이주하게 된 것입니다. 저의 집 사랑을 아시던 시어머님께서 안타까워하셨어요..이 큰 집에 우리만 남게 되었다구 하시면서요. 그리고 얼마후 제주로 시부모님이 오시게 되어 그 집은 오랜 시간의 기다림끝에 3.9억으로 팔았습니다. 이렇게 제주로 이사오게 된 저는 6개월전부터 제주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요..제공된 오피스텔에 먼저 가서 살고 있던 남편과 주말에 집을 찾는 임장을 시작하였고 그 당시 입주를 시작했거나 곧 입주가 시작될 아파트 들을 먼저 구경했습니다. 그 당시 제주시에는 연동의 아파트 단지들이 지은지 3년정도 되었고 그 건너편 노형동이 새로 아파트들로 구성되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당연히 선택은 새 집이었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단지 옆 근린공원길로 통학하는 단지 사이의 초등학교 때문에 노형동의 노형 *편한세상 39평 한라산 보이는 제일 앞 동을 7층으로 장만했는데 무려 '500만'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서울분에게서 넘겨받았습니다. 물론 마이너스 통장으로요 ㅋㅋㅠㅠㅠ 제주집에서 두 번의 놀라운 기억이 있습니다. 7층에 살던 저는 집 살때 부동산에서 한라산 가리지 않는 5층짜리 건물이 앞에 지어질 거다라고 확답을 받았더랬어요..근데 근데.. 어느날 5층까지 올라갔고 저는 그날 아침 커텐을 열었고 5층에서 일하시던 아저씨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고 .... ... 화다닥~ 네네, 층고 높은 5층이더랍니다 ㅠㅠ 바로 그날 뒷 동에 아직까지 입주 안 한 43평의 집들을 물색하고 프리미엄 무려 '100만'원을 주고 뒷 동(동사이로 절묘하게 전망좋은 집이 딱 하나 남았더랬어요)의 집을 계약합니다. 살던 집은 인테리어 비용정도의 이익만 봤으니 손해 안 본 정도로 팔았고 얼마 후 뒷 동으로 약간의 인테리어를 한 뒤 이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아이가 고등학교 갈 때까지 살게 되었구요. 두번째 놀랐던 기억. 이틀에 한 번 꼴은 네이버 부동산, 부동산 114 등에서 시세 파악을 하는 버릇이 있었어요.. 급이사간 집은 그저 2.7억에 인테리어비 3천 정도해서 3억정도에 매수했었는데 거기서 가격이 답보상태였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눈을 비벼야 했습니다. 그저께 본 가격은 늘 같은 수준이었는데 이틀 뒤 열어보니 갑자기 5.5억이 되어 있는게 아니겠어요? 믿을 수 없었고 잘못 올려진 가격이라 생각했는데 그 담날부터 그 아파트가 갑자기 저 가격으로 다 세팅이 되면서 주변 아파트까지 따라 오르기 시작하는데 무서울 정도로 하루하루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아직까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아버님은 소천하셨고 어머님 혼자 형님들 계신 부산으로 이주하시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월세로 집을 구해드렸습니다. 근데 월세가 아깝고 해서 집을 사자 싶었어요..그래서 큰 형님 댁 바로 근처 입주하는 새아파트에 회사보유분을 구해 2.2억에 샀습니다. 어머님을 그 집으로 모시고 얼마 후 그 근처에 분양권을 하나 사게 됩니다. 그런데 집이 2채가 되다보니 제주의 아파트를 3년 안에 팔아야 비과세가 되는 걸 인지하고(새로 산 분양권 상태의 집이 입주하여 등기가 되면 3채가 되므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집에 대한 방안을 생각하게 됩니다! 부랴부랴 집을 내어놓고 3번째 고객에게 팔게 되었습니다..! 같이 은행에 갔었는데 그 매수인 와이프께서 걱정스런 얼굴로 저에게 '저희들 진짜 이 집 사는거 맞을까요? 흑흑' 그도 그럴것이 어퍼 리미트라고 생각되는 7.55억 당시 최고가로 저는 매도했고 그분들은 걱정 한보따리와 함께 매수했습니다! 저도 살짝 그분들이 걱정되었지만^^;; 뭐 내가 살아야겠길래 ㅋㅋ ㅠㅠ (그러나 현재 그 집은 기분좋게도 작년까지 12억이 넘는 가격으로 형성이 되었습니다. 휴~) 그리고 비과세로 양도차익을 온 몸으로 느끼는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바로 뒤쪽의 타 브랜드 아파트 전세로 집을 옮기고 시드머니를 장착하고 먹이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좀 시간이 흐른 후 명절에 부산 어머님댁에 갔다가 근처에 곧 입주할 아파트 분양권을 하나 매수하고 어머님을 다시 새집으로 이사시켜 드리고 처음으로 부산에 산 그 아파트는 전세로 세입자들을 들였습니다. 남편이 일산에 일이 있어 석달동안 머무를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피스텔 단기 임대를 하나 구해주었는데 가끔씩 일산에 놀러가서 일산의 오피스텔 동향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산이 아파트 가격은 싸고 잘 안 오르나 오피스텔의 임대 상황은 거의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하나도 안 비밀인 정보를 알게 됩니다. 일산의 오피스텔은 거의 10년된 구축이 다 였고 신축이 그 당시에는 없어서 그냥 아쉬웠지요. 어느날 일산에 놀러갔는데 공사중이라 시끄러워 창문을 열고 뭔가 싶어 봤더랬지요.. 근데 이 공사현장이 마침 10년만에 일산에 새로 짓는 신축 오피스텔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거야! 분양권을 약간의 프리미엄을 주고 사서 몇 년간 공실없이 착실히 월세를 받게 되었고 지난 정부때 오피스텔을 주택 갯수로 넣는다고 할 때 손해없이 매도를 하였습니다. 몇 년간 저 오피스텔을 관리해주시고 좋은 가격에 매도해 주신 동갑내기 부동산 사장님과 헤어지게 되어 매우 섭섭한 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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