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토허제에 대해 질문을 주시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실 별 의미는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비유해서 말씀드리면, 여기 어느 마라톤 대회가 있다 그런데 이 마라톤 대회는 특이하게도 사람들의 체력수준에 따라 출발순서가 다르다 체력이 뛰어난 상급자들이 가장 먼저 출발하고 체력이 중간인 중급자들이 그 다음에 출발하고 체력이 별로인 초급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뛰는 차등 마라톤 대회인 것이다 근데 문제는 상급자들의 기록경쟁이 치열해서, 뒷사람이 자기를 제치면 또다시 제치는 식으로 상급자들끼리 엄청난 경쟁이 붙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회사측에서 정한 특이한 규정이 있다 바로 상급자는 뛰지말고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상급지 과열을 막는 토허제 같은거다 자, 이제 마라톤 대회가 시작됐다 상급자들이 먼저 출발해서 걸어가기 시작하자, 잠시 뒤에 중급자들이 출발해 상급자를 쫓는다 그러자, 먼저 걸어간 상급자들이 10km를 앞섰었지만, 중급자들은 뛰어가고 있으니 간격이 좁혀진다 [현재 거리] *전: 상급자 10km, 중급자 0km, 간격 10km *후: 상급자 15km, 중급자 10km, 간격 5km 그런데 갑자기 대회사가 규정을 없앤다고 한다 이제는 상급자가 뛰는 것도 허용하겠단 것이다 그러자 걸어가던 상급자들이 갑자기 흥분하며, 평상시에 뛰던 속도보다 더빨리 뛰기 시작한다 그러자 다시 상급자와 중급자 간격이 벌어진다 [현재 거리] *전: 상급자 15km, 중급자 10km, 간격 5km *후: 상급자 25km, 중급자 15km, 간격 10km 그러자 갑자기 대회사에서 다시 규정을 만든다 상급자들은 또 다시 걸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당연히 상급자와 중급자 간격이 줄지 않겠는가 [미래 예상] *전: 상급자 25km, 중급자 15km, 간격 10km *후: 상급자 30km, 중급자 25km, 간격 5km 자, 이제 이것을 똑같이 부동산에 대입해본다면 토허제 해제 후 재지정한 수도권의 부동산 역시 상급지를 규제하니 중급지와 간격이 좁혀졌다, 상급지를 풀어주니 중급지와 간격이 늘어났다, 상급지를 규제하니 중급지와 간격이 좁혀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몇몇 분들께서, 토허제 해제 때문에 단기 급등이 나왔는데, 만약 여기서 다시 토허제를 재지정하게 된다면, 수도권 부동산이 하락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잘 생각해보셔라, 토허제가 반대방향으로 뛰라는 규정이었는가? 아니다, 토허제는 상급자의 속도를 조정하는 것 뿐이지 상급자가 앞으로 나가는걸 막는 정책이 아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방향을 결정하는건 수급이다 수요와 공급에서 공급이 부족하면 앞으로 가고, 수요와 공급에서 공급이 과다하면 뒤로 간다 근데 다들 공급이 부족한건 알고 계시지 않은가 그럼 선수가 뒤로 갈거란 생각은 접으셔야 한다 잘 생각해보셔라, 토허제 해제 전에도 앞으로 가고 있지 않았는가 그냥 뜀박질 규제를 푸니 우루루 뛴 것 뿐이고, 다시 뜀박질 규제를 적용하니 걷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 더, 여러분은 빨리 뛰고 천천히 걷는게 왜 중요한가? 부동산은 빨리 오를지, 천천히 오를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를지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아니었나? 그렇다면, 어차피 체력별 뛸 수 있는 거리는 정해져있으니, 그 안에서 빨리 뛰거나 걷는건 전혀 상관이 없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토허제는 상급자의 속도를 줄이는 것일 뿐이지, 상급자들의 체력을 빼놓는 정책이 아니지 않나 쉽게 말해, 상급지의 상승속도가 줄어들긴 해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엔 똑같이 오른다는 뜻이다 *규제 전: 10->20->30km *규제 후: 5->10->15->20->25->30km 상급자들이 뛰기 시작하니 마음이 급해진다고? 상급자가 뛰던 말던, 상급자가 갈 수 있는 거리도 정해져있고, 중급자가 갈 수 있는 거리도 정해져있고, 초급자가 갈 수 있는 거리도 정해져있는 것이다 왜 다들 빨리 쫒아가지를 못해 안달인 것인가? 투자가 무슨 속도 단축 경쟁이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급지든 중급지든 하급지든 앞으로 갈 것이고, 수급의 불균형정도에 따라, 금리의 저점에 따라 각 급지별로 도달하게 될 거리도 정해질 것이다 중요한건 빨리 가냐 늦게 가냐의 속도가 아니라 앞으로 가는지, 얼마나 가는지의 방향과 거리다 이제 내가 왜 토허제가 별 의미없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이해가 되시는가? 특히 중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부동산에서, 단거리 속도는 더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럼에도 사람들은 속도에 혈안이겠지만, 그래서 속도를 정하는 토허제에 열광하겠지만, 명심하셔라, 투자는 빨리 달리기가 아니라, '멀리 달리기'다 [지난글] https://cafe.naver.com/kmhking/196228924년 1월부터 부동산/경제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해 현재 6,000명의 구독자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주 부동산/경제 관련 생각을 공유드리고 있으니 다음 글이 궁금하시다면, [+구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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